우리가 준비해야 할 해운시장의 내일
해운업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다. 한때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회사로 해운 회사가 꼽히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 언론에 비치는 해운 산업은 여전히 위기의 한 가운데 있다. 굳이 언론을 통하지 않더라고 현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힘들다는 이야기를 몇년째 한다. 힘든 이유는 시황이 나빠서, 거래처가 도와주지 않아서 등등 ... 평균 연봉은 수년째 제자리이고 신입 직원의 채용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이런 시절도 있었습니다)https://news.joins.com/article/3102906
우리나라만 이렇게 어려운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해운이 예전만큼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은 해운 중심지인 싱가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싱가폴에서도 다들 시장이 slow 하게 흘러간다고 말하며 무기력에 빠진 모습이다. 해운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중요한 소셜 비지니스라고 하지만 요즘은 업계 사람들 사이의 만남도 뜸하다.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하는 시간과 비용의 지출을 서로 부담스러워하며 커피 한잔 하는 짧고 간단한 만남으로 대체된지 오래이다.
그럼 요즘은 누가 돈을 많이 버는가? 싱가폴에서 돈 버는 사람들이 누군지 관찰해 보면, 오일 트래이딩과 같이 진입 장벽이 높거나 부동산 투자와 같이 처음부터 자본이 많이 필요한 일을 제외하면 단연 연봉이 높은 직군은 IT 이다.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핀테크, 사이버보안 등등 ... 이들 IT 전문가들의 연봉은 초봉부터 높고 경력이 쌓일 수록 더 높아진다. 싱가폴의 채용 시장은 보통 매년 2월을 전후로 기업들의 실적 정산이 이루어지고 보너스 지급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몰려있다. 그러나 요즘 계속 늘어나는 스타트업의 인력 수요덕에 IT 채용 시장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따로 없다.
IT 전문가가 돈을 많이 버는 이유는 이들의 지식이 활용되는 범위가 넓고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은 산업 전반은 물론 우리의 일상생활을 크게 바꿔 놓았다. IT 지식은 단순히 기술을 넘어 하나의 새로운 언어와 같다. 사람들 사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언어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이제 세상에 모든 돈이 되는 것들에 대한 대화는 IT 기술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만약 이런 새로운 언어를 그저 나와 상관 없는 일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돈 버는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다. 기회를 잡지 못하면 할 수 있는 일은 불평 밖에 없다. 시황이 나빠서, 거래처가 안도와줘서, 옛날에는 안그랬는데 ...
이 블로그는 앞으로 해운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 변화의 추진 동력은 IT 기술의 적용이 되겠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의 영향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예전부터 산업이 가지고 있었던 고유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런 노력이 있다면 새로운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고 싶다. 뭐 대단한 기회를 찾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불평과 남 탓으로 가득한 미래를 맞이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