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LNG 밸류체인 (최병열 저, 출판사 퍼플) - 1. 국가간 경쟁
[인터넷 교보문고] 꿈을 키우는 세상
pod.kyobobook.co.kr
조선사 애널리스트로 일하는 저자가 쓴 LNG 시장의 발전과 현재 상황에 대해 서술형으로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서점에서 찾아볼 수 있는 책은 아니고 교보문고 홈페이지에서 주문하면 그에 맞춰 인쇄되어 배달되는 POD(Print on demand) 방식의 출판이다.
이 책의 장점은 2019년 1월에 발행된 책으로 2018년말까지 LNG 시장에서 벌어진 현재 진행형의 최신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LNG 시장에 참여하는 다양한 주체들 중 LNG 를 운송하는 해운과 물류 관점에서의 시각이 중심이다. 개인적으로는 익숙한 영역이고, 또한 LNG 가 앞으로는 선박연료로도 수요가 확대될 것이기에 누구나 꼭 한번 관심을 기울여볼 필요가 있는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LNG 시장의 변화를 생산 국가간의 주도권 경쟁, 그리고 트래이딩의 변화와 수요의 등장으로 설명한다. 이 중 국가간 경쟁은 미국, 러시아, 호주, 캐나다, 그리고 카타르와 이란 사이에서 벌어진다.
*참고 : LNG 는 천연가스를 수송하기 위해 저온에서 액화시킨 형태로 수요지까지 배로 운송된 뒤 다시 원래 상태인 기체로 기화과정을 거친다. 이를 위해서는 선적지에 액화 시설과 수입 지역에 기화시설이라는 설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가스를 전량 선박으로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가스=LNG 를 의미하지만, 미국 국내에서나 러시아의 가스를 공급받는 유럽에서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되고, 아직 전 세계 천연가스 거래 대부분은 파이프라인을 통해(PNG:Pipeline Natural Gas) 이루어진다. 그러나 현재 LNG 시장의 성장성이 PNG 시장을 앞서고 있으며 2035년 경에는 LNG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 미국 - 2011년경 부터 수압파쇄공법이라는 기술로 셰일에너지 생산이 본격화되자 미국이 에너지시장의 주요 공급 국가로 부상한다. 환경 문제의 이슈도 있었지만, 미국 정부는 다른 국가들의 본격적인 셰일가스 개발 이전에 LNG 시장의 선점을 위해 2014년에 향후 예정된 신규 LNG 프로젝트들에 대한 심사를 빠르게 진행한다. 셰일가스 개발은 2014-2016년간 저유가 시대를 지나며 위기도 있었지만 이 후 살아남은 업체들은 원가 절감을 통해 경제성을 강화했다. 그리고 이런 늘어난 생산을 바탕으로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에 캐나다와 멕시코로 향하던 PNG 중심의 수출에서 LNG 로 확대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노력과 투자 끝에 2019년경 본격적인 미국 LNG 수출을 위한 환경이 조성된다.
미국의 LNG 는 가격은 경쟁력 있지만 주요 수요처인 동아시아까지 거리가 더 멀고 운송비용을 고려하면 동아시아에서 수입 가격은 높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약점 극복하고 구매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구매자에게 유리한 도착지 미지정 계약방식을 지정. 이러한 원거리 운송의 LNG 선 신규 발주로 이어진다.
2. 러시아 - 러시아는 풍부한 가스 매장량으로 천연 가스 수요 증가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나라이다. 그리고 기존의 수출 실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주요 수입 국가들과 가깝다는 이점이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와 관개가 껄끄러워 진 서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러시아의 대서유럽 가스 생산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NG 는 설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여전히 PNG 의 가격이 싸다는 점 때문에 서유럽은 여전히 러시아산 가스가 필요하다.
러시아의 시장 장악 전략은 LNG 생산 설비를 늘리는 동시에 유럽으로 향하는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현재 우크라이나를 경유하지 않고 독일로 바로 향하는 해저 가스관과 흑해를 관통해 터키로 향하는 해저 가스관도 건설 중이다. 러시아의 가스 시장 확대 전략은 푸틴의 장기집권으로 기반이 잡히고, 중국이라는 든든한 수요자의 등장으로 경제제재 속에서 힘을 얻는다. 확실한 LNG 확보가 필요한 일본 역시 러시아에 투자한다. 동쪽의 든든한 협조자의 등장은 러시아가 서유럽을 향한 협상력 역시 높여준다.
3. 호주 - 2009~2011년 사이 LNG 붐을 주도한 나라가 카타르이고 미국이 2019년 LNG 설비 완공 후 시장을 주도한다면 그 사이인 2015~2018 년 사이 LNG 붐을 주도하는 나라가 호주이다. 그러나 호주의 LNG 프로젝트는 인건비와 자재비로 인한 비용증가로 손익분기점이 높은 가운데 저유가라는 위기를 맞이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부유식 LNG 생산 설비인 FLNG(Floating Liquefied Natural Gas) 가 대안으로 고려 되었지만 저유가 상황은 FLNG 의 수익성 마저 의심하게 했다.
그러나 호주는 이런 상황에서도 LNG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잠재적 생산량에서 미국을 앞서간다. 생산비용 측면에서는 운송 연료 효율, 원자재 가격 하락, 기술개발을 통해 원가 절감을 도모할 수 있었고, 2017년 이후 부터는 원유시장의 공급 감소로 초저유가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 되었다. 그리고 LNG 수출량 증가로 호주 국내 LNG 공급 감소와 이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국내 정치적 이슈도 제기되었으나, 이는 오히려 추가적인 신규 가스전 개발 계획을 이끌어 낸다. 이에 힘입어 한국가스공사 호주 광구에 투자를 결정한다.
호주는 LNG 생산량 증가로 인한 시장의 공급장 증가는 몇가지 변화로 이어진다. 첫째로 기존의 장기계약 위주의 계약 형태에서 단기 계약의 숫자가 증가하고, 장기계약 상태에서 유가에 연동하게 설정되어 있던 LNG 의 가격도 유가 비율을 조정함으로써 수입 가격을 낮추는 구매자들이 등장했으며, 동아시아 수입국에서도 근본적으로 유가에 연동하지 않는 가스 중심의 가격 결정 구조를 만들려는 시도가 시작되었다. 전체적으로 구매자의 파워가 높아졌고, 이는 LNG 시장의 상품화(Commoditization) 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환경오염 문제의 대안으로 LNG 가 부상하며 2017년 중국이 한국을 제치고 세계2위의 LNG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공급의 증가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며 LNG 수입국이 늘어나고 이들 지역을 향하는 항로 숫자도 늘어났다. 여기에는 한 나라에 대한 에너지 의도를 줄이려는 수입처 다변화 노력과 LNG 수입국이 재수출 하는 물량도 추가된 결과이다.
4. 카타르 - 카타르는 세계 가스 매장량의 13% 를 차지하는 North Field 가스전을 보유한, 2017년 기준 세계 LNG 수출의 30%를 담당하는 세계 1위의 LNG 수출 대국 임에도 2005년 이후 제대로 된 신규 LNG 프로젝트를 가동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2017년 4월 North Field 가스전에 대한 개발에 다시 나서며 LNG 시장 점유율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란과 함께 해상 경계 지점의 South Field 의 개발에도 나섰다. 이란과의 협력은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의 맹주인 사우디의 심기를 건드리며 외교 관계 단절로 이어진다. 이에 생존을 위해 카타르의 안정적인 LNG 수출로 확보는 중요해졌고, 상대적으로 카타르를 상대하는 일본 등 수입국의 협상력을 높이며 유연한 방식의 계약으로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5. 이란 - 세계 1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도 서방의 제재로 인한 투자 부족으로 LNG 설비가 없다. 2016년 제재 해제 이후 북쪽으로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PNG 를 수출하는 방법 보다는 (원유를 계속 사주는)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로 수출 가능한 LNG 개발 사업에 보다 관심을 보였고, 실제로 이전보다 유연한 태도로 TOTAL 등 서구 회사들과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이후 복구된 제재와 이란 내부에 복잡한 정치체제로 인한 의사 결정의 어려움으로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이에 빠른 LNG 생산을 위해 FLNG 를 이용하려 했지만 계약 상의 문제, 특히 논의 중이던 벨기에 선사 EXMAR 소속 FLNG 가 미국에서 저유황가스 생산 목적으로 사용되던 설비인데 이란 가스전은 고유황유라는 문제로 진행은 중단된다.
6. 캐나다 - 미국과 마찬가지로 셰일가스 개발에서 기회를 찾고자 미국보다 빠른 2013년에 4건의 LNG 수출승인을 진행했지만 실제 투자 마무리까지는 시간이 더 걸려 2018년에야 첫 LNG 프로젝트의 FID(Final Investment Decision) 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2014년 이후의 저유가 상황 속에서 호주 등지의 공급 증가가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가의 회복과 2020년 이후의 LNG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신규 투자 전망이 나오고 있다.
7. 아르헨티나 - 중남미 국가의 에너지 수급상황은 들쑥날쑥 하다. 날씨의 영향으로 수력발전량이 감소하면 에너지 공급량이 감소하여 대체 자원으로 LNG 가 필요할 때가 있고, 경제난이 심해지며 에너지 소비가 줄고 자금난이 심해지면 에너지를 수출할 필요성도 생긴다. 그래서 LNG 수입은 장기계약 보다는 Spot 성 단기 계약이 주를 이루며, 수출 목적의 LNG 생산을위해서는 소형 FLNG 가 용선되어 도입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을 구입해서 보시기 추천 드립니다.